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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10/17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 돌아온 가을


서울에 살면서 서울을 안다고, 아니 뭐든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서울에 뭐든지 익숙하기에 외국에서 손님이 오면 내가 안내하겠다고 나섰던 적이 있었다.


그 흔한 종로 3가 지하철 출구를 혼동해서 나는 물론, 외국 손님과 일행 모두를 무척 고생시켰다. 그런데 그들은 내가 틀린 줄도 모르고 새로운 거리와 복잡한 한국 도보 경험을 무척 즐거워해서 안도할 수 있었다.


나 혼자, 내가 그렇게 익숙했던 지하철 1호선의 유명 역의 출구가 자꾸 새로 만들어져서 결국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로 가는 출구는 내가 평소 알던 그 출로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자 진땀이 났었다.


이렇듯 남이 몰라도 나 혼자 실수를 발견하고 힘들어하는 일이 멀쩡한 일상을 유지하면서 종종 생겨서 마음속의 희로애락을 휘젓기도 한다. 지난 한 달간은 그런 스스로의 검증으로 많은 것을 부대끼며 지냈다.



서론이 길어졌지만, 아무튼 이번 달 서울통신은 2017년 4월 3일 개장한, 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123층 555m 높이 건물의 117층~123층에 위치한 전망대인 서울스카이에서 찍은 사진 몇 장을 올린다.


잠실은 늘 붐비고 또 그 지하 역은 너무 혼잡하여 항상 서둘러 빠져나오고 싶은 곳이었는데 10월 8일 날은 점심시간 후, 전망대를 방문하기 위하여 잠실역으로 향했다. 여태까지는 현관 앞에서 건물을 올려다보며 건물이 참 높네! 하면서도, 등잔 밑이 어둡다고, 전망대에 오를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해 질 녘이나, 아주 어두운 밤거리에서나, 대낮 먼 거리 자동차 길에서 우연히 이 123층 타워가 시야에 들어왔을 때, 그 높은 건축물의 외형에 넋이 나간 듯 한동안 바라보는 일이 자주 생겼다.


코로나로 폐업하는 상가를 보며 마음이 무거운데, 그래도 열린 곳을 향해 발자국을 연결하게 된다. 많이 그렇지만, 세계적인 명소들은 발길을 옮기기만 하면 의외로 쉽게 들어서게 된다. 언제라도 갈 수 있기에 늘 미뤄두는 명소로 둘러싸인 곳이 일명 국제도시들인지도 모른다.



매표소는 당역 지하에서 쉽게 이어진다. 구경할 거리가 많은 한국. 일생 한국 관광만 해도 끝이 나진 않을 것 같다. 낮과 밤이 다르고 계절마다 다르며, 어느 높이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전경(前景)들. 구석구석을 살피는 한국인의 재능과 열정이 자연을 더 돋보이게 채운다.


전망대로 올라가기 위한 초속 10m의 엘리베이터는 빠르기도 하다. 여기저기 편의 시설이 있어서 잘 쉬면서 천천히 둘러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기념품도 고가부터 작은 엽서까지 각양각색 구비되어 형편에 맞게 살 수 있고, 입구부터 나올 때까지 포토존에는 직원들이 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예쁘게 편집해서 원하면 살 수 있게 컴퓨터에 띄어 보여준다.


누구 말대로 ‘나는 개집 하나 제대로 짓지 못하는데’, 어떤 사람은 이렇게 멋진 건물을 생각하고 반대의견을 설득하고 결국 많은 사람의 상상을 초월한 건물을 세운다. 그들의 의지와 뛰어남에 감탄한다.



전망대 탐방을 하는 동안 내내 올 초 세상을 떠난 이 건물 창업주의 샤롯데였던, 배우 출신의 한 여인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아왔다고도 볼 수 있지만, 사람은 얼마나 다른 삶을 사는가.


사람이 사는 것은 다 같은 것 같아도 또 많이 다르다. 짙어져 가는 가을. 계절의 바람과 향기가 여전히 좋게 느껴진다.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고려대 농학박사

soonyou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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