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950년 6.25전쟁 발발 직후 입대하여 1956년까지 6년간 포병장교로서 복무 후 1957년에 도미 유학차 평시민 학생 신분으로 다시 미국땅을 밟게 되었으니 금년이 도미 62년이 되는 해이다. 1952년 오클라호마주 포트 스틸 육군포병학교에 파견교육차 처음 미국 방문 연도로 따지면 67년이 된다.
그후 미국 대학생활을 근 10년, 그리고 콜로라도 농업연구소에서 30년 근무 후 1996년 은퇴와 동시에 시애틀지역으로 이주하여 오늘에 이르고있다.
필자가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해방 당시까지 소, 중학교에서 일본 교육, 해방 후 한국 교육, 그리고 미국에 와서 미국 대학원 교육까지 받았으니 일·한·미(日·韓·美) 3개국 교육과정을 두루 체험한 셈이 된다. 그후 미국 주류사회 속에서 직장생활 30년을 거치면서 배우고 보고 느낀바를 몇자 적어보겠다.
'3정'은 1) 정직(正直), 2) 정확(正確), 3) 정각(正刻)이다.
미국 생활에서 이 세가지는 필수 요건이다. 정직은 나의 유년기 일본 교육에서 이미 싫도록 들은 용어이다. 정직은 양심과 직결된 사안이며 반대 용어로는 부정, 거짓, 사기를 들 수 있다. 불행히도 국민의 모범이 돼야할 정치인들 태반이 득표를 위해 허위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게 사실이다.
문제인 대통령도 자신의 7대 비리 공약 위반자를 고위 공직에 대거 임명했다. 이들 등용된 고위 인사들에게는 7대 비리가 적용되지 않았고 본인 들도 청렴결백 인사인양 태연히 직무에 임하고 있다.
신상필벌 원칙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느껴진다. 정치에는 거짓이 통용되고 있는지 모르나 미국 사회에서는 절대금물이다. 거짓이 발각되면 퇴출 대상에 오르고 해고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정확성 역시 모든 분야에 요구되는 사항이나 특히 학계와 연구 분야에는 불가결의 조건이다. 한국에서 흔히 듣는 '적당히와 대충'은 미국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오래전 필자가 콜로라도에서 현대, 삼성 등 한국 기업에서 연수차 온 직원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중 한사람이 일어나서 하는 말이 “일본인들은 외국 시찰가면 일일히 기록을 하고 사진을 찍는 등 요란스럽게 행동하지만 우리는 조용히 건물 밖을 한바퀴 돌면 속 내용까지 다 알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과연 어느쪽이 더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지는 삼척동자도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이다.
정각 또한 '코리안 타인(Korean Time)'에 익숙했던 필자에게 각별히 가슴에 와닿는 용어이다. 한국인에게 시간관념이 얼마나 부족했으면 코리안 타임이란 사전에도 없는 국산 용어가 나타났을까 새삼 생각해보게 된다.
필자가 참석한 한 미국학회에서는 시작 시간이 되자 출입문을 닫고 더이상 참석자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를 본적이 있다. 그만큼 시간관념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미국에서의 한 실예(實例)이다.
'3사'는 1) 사랑, 2) 감사, 3) 사과(謝過)이다. 이 '3사'는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서 극히 기본적인 감정을 표시하는 용어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감사와 사과의 뜻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고의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자유가 없고 인민의 일거일동이 완전 통제되고있는 북한에서는 사랑, 감사, 사과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다. 한가족 간에도 상호 감시가 정상인 사회 구조 속에서 진정한 사랑이란 형성되기 어렵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이후 북한은 남한으로부터 막대한 현금, 식량, 비료, 의약품, 각종 기구 등 지원을 받았지만 진정한 감사표시는 없었고 오히려 끊임 없는 협박과 군사도발로 남한을 위협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KAL기 폭파,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등 수많은 무자비한 만행으로 고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했음에도 북한당국은 사과는 커녕 그들의 만행을 부정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청와대 삽살개…운운 언급에도 문 정부는 일언반구 반응도 없고 오히려 공식요청도 없는 인도적 지원과 식량지원에 몰두하고 있다. 이렇게 조롱과 멸시를 당하면서 굴욕적인 남북 대화를 재촉할 필요가 있을까 자문해 본다. DJ와 MH 정부의 “주고 뺨맞는” 실책이 반복되고 있는 꼴이다. 변해야할 북한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남한이 북한을 위해 변하고 있는게 신기하게 느껴진다.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 역시 사랑, 감사, 사과표시와 실천이 미흡한게 사실이다. 반면 미국에서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Love, Thank you, I am sorry)'는 일상용어로 쓰이고있다.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도전하고 있다고는 하나 국내 정치인들의 추태와 극심한 남남갈등 분열상을 보면 아직도 한국과 한국민의 갈길은 멀기만하다.
윤영목
농생물(병충해)학 박사
서북미 6.25 참전국가유공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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