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카운티 검찰에 기소된 시애틀 한인 여성 염슬기(25)씨가 의사, 변호사 등 돈많은 유부남들과 데이트를 한 후 돈을 갈취한 구체적인 사례들이 검찰의 기소장에 의해 공개돼 한인사회가 경악하고 있다.
기소장에 따르면 시애틀의 한 피해자는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마친 의사로 2013년 3월 'OK 큐피드' 사이트를 통해 염씨를 만났다. 이 남성과 6~7차례 만난 염씨는 다른 사람과도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이 남성에게도 다른 여자를 만나라고 권유했다.
염씨와의 관계를 청산한 이 남성은 결혼을 약속한 여성을 만났다. 하지만 염씨는 수주일만에 이 남성에게 연락을 해 자신이 임신을 했다며 아이를 낳아 부양을 책임지도록 할 수도 있지만 다시 데이트를 하면 낙태를 고려하겠다며 은근한 협박을 했다.
이 남성은 염씨가 실제로 임신을 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다시 데이트를 하는 척 했다. 이 남성에게 낙태를 했다고 말한 염씨는 그러나, 이 남성이 다시 만나지 않겠다는 말을 하자 낙태는 거짓말이고 사실은 아직 임신한 상태라고 말했다.
수주 후에 다시 이 남성을 만난 염씨는 병원에서 낙태수술을 받았다며 750달러를 요구하고 이어 1,050달러를 추가로 요구해 모두 받아냈다.
염씨는 이어 그해 9월 이 남성에게 다시 연락해 1만5천달러를 주지 않으면 결혼을 앞둔 그의 여친에게 자신과의 관계와 함께 동시에 두 여성과 데이트를 한 사실까지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염씨는 직장 동료들에게도 이러한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결국 이 남성은 입막음하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1만5천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1만5천달러를 다 받은 후에도 염씨는 또다시 3천달러를 요구했다. 자신과의 관계를 폭로하고 나체사진도 온라인에 올리겠다는 염씨의 협박에 못이긴 이 남성은 3천달러도 줬다.
이어 2014년에는 이 남성에게 약혼자를 위해 산 반지를 팔아 그 돈을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했다. 이 남성이 이미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하자 염씨는 자신과의 문자대화 내용을 캡쳐해서 약혼녀와 가족, 직장동료들에게 보내겠다며 오히려 협박을 했다.
이 남성은 경찰조사에서 염씨로부터 2만4천달러 이상을 갈취당했다고 진술했다. 이 남성이 반지를 팔아 돈을 넘겨주기를 거부하자 염씨는 이 남성의 여친이 개설한 인스타그램 페이지에 그의 나체사진을 올릴 정도로 대담성을 보였다.
캘리포니아의 또다른 남성 피해자는 염씨에게 무려 24만달러 가까이 뜯긴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시애틀경찰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고급 와인판매점을 운영하는 남성이 염씨로부터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수사를 시작했다. 당시에 FBI는 이 남성을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폰지사기 혐의로 조사하던 중이었다.
이 남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염씨에게 24만달러 가까운 돈을 보낸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그는 인터넷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알게된 염씨를 캘리포니아에서 만나 성관계를 가진 후 2014년 중반부터 협박에 시달려 돈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관계를 시작한 후 염씨는 부인과 가족에게 자신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알리겠다고 겁주고 입막음을 하려면 돈을 내라고 요구했다. 결국 이 남성은 염씨에게 2년 동안 매달 1만달러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염씨가 이 남성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하며 연락을 취했기 때문에 FBI가 이들의 대화내용을 녹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염씨는 송금이 늦어지고 있다고 독촉하면서 계속 관계를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피해자인 한 변호사는 데이트 웹사이트를 통해 만난 염씨가 처음에는 커피를 마시자고 제의해 만나 데이트를 했지만 결코 성관계는 갖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처음 데이트를 가진 후 염씨는 이 변호사에게 자신의 룸메이트가 변호사의 부인을 알고 있어 자신과 데이트한 사실을 알릴 수도 있다고 귀뜸하며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룸메이트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염씨에게 수업료 명목으로 6,700달러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어서 새로운 랩탑PC를 구입하는데 필요하다며 염씨가 1천달러를 요구하자 이 변호사는 당일 1,000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막 염씨의 갈취행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또다시 룸메이트가 성이 차지 않아 한다며 비밀을 유지하는 대가로 고급 백을 사는데 필요한 수천달러를 요구한 것이다.
기소장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염씨의 이같은 사기행각을 막기 위해 자신의 부인과 로펌의 파트너들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털어놨다. 이 변호사가 속한 로펌은 염씨에게 편지를 보내 계속 갈취행위를 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통보를 하기에 이르렀다.
벨뷰의 한 법률회사의 대표도 데이트 사이트를 통해 알게된 염씨를 벨뷰에서 만나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기소장에 기록됐다. 염씨는 관계를 가진 후 아파트 월세도 필요하고 수입이 없다는 이유로 그에게 돈을 요구했다.
염씨는 그에게 사기꾼으로 폭로하겠다며 돈을 안주면 집과 사무실에 찾아가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이 남성이 경찰에 신고하고 접근금지명령을 받겠다고 나오자 염씨는 자신을 성폭행 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맞대응했다.
결국 이 남성은 1천달러를 지불했다. 하지만 염씨가 또다시 9천달러를 요구하자 이 남성은 시애틀경찰에 이 사실을 신고하고 경찰의 요구에 따라 몸에 녹음기를 부착한 후 염씨를 만나 5천달러를 주는 척하며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
경찰은 지난 10월 17일 약속한 돈을 건네받기 위해 이 남성을 만나고 있던 염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염씨는 수사관들에게 이들 피해 남성을 갈취한 사실을 모두 자백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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