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가난하던 시절이었고 전쟁 후 더욱 힘들어진 우리 민족들은 하루하루가 삶의 지친 날들을 보내며 허기진 배를 움켜안고 연명하는 60년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목사가 된 아버지는 영등포 당산동 4가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다. 원래 아버지의 목회철학은 자비량 하는 목회자가 되는것이다.
당시 교인들의 생활로 교회에서 생활비를 받기도 힘든 형편에 교인들은 늘어가고 교회는 건축하여야 하는데, 교인들의 손에서 건축비가 나온다는건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매일 새벽기도에서 건축을 위해 기도하는 중 어느날 아침 나이든 조카 한분이 찾아와 미군들이 쓰고 남은 고물 쇠파이프를 불하하는데 그것을 한번 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래서 당시 인천에 있는 미군부대에 다니던 영어를 잘하는 교회 집사님을 모시고 부대로 찾아가 부대장 면회를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한 젊은 사람이 나타나 “전도사님 어쩐일로 여기에 오셨습니까” 묻기에, 누구냐 하고 물으니, “저는 전도사님이 가르치던 유년주일학교 학생이었던 사람입니다” “지금 이부대 부대장의 통역으로 있습니다” 라고 하였다.
반가운 마음으로 찾아온 용건을 말하고 부대장을 만나 자초지종을 말하니, 부대장은 자기는 줄 아무 권한이 없으니 8군본부에서 주라는 명령서를 받아오면 주겠다 하여 다시 8군 군수과에 찾아가 우여곡절 끝에 허락을 받아 어른 허벅지 만한 파이프 수만개를 받아 당산동에 있는 벌판에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다.
당시로는 이런일이 처음이라 미군으로부터 불하받은 물건을 팔수가 없고 법무부 장관의 허락이 있어야 물건을 팔아 돈으로 만들수가 있어 다시 법무부로 찾아가 장관 면회를 신청하고 기다리는데 한 할머니가 나오면서 “아이고 김전도사 여기 어쩐 일이야 하고 반가이 상면을 하시었다.
그분은 아버지가 월남해 잠시 개성에서 전도사로 머물던 시절 권사님이시다. 아들이 당시 장관이었기에 찾아왔다가 우년히 만난 것이다. 권사님의 도움으로 허락을 받아 파이프를 팔게 되었고 그당시 영등포에는 방지일 목사님이 시무하시던 영등포교회가 2층 벽돌로 번듯하게 지어진 유일한 교회었다.
교회는 건축을 시작하였고 교인들에게 건축헌금 일원도 받지 않은채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로 당산동 4가에 밀알교회는 우뚝 세워지게 되었다. 아마도 온전히 하나님의 능력만으로 이루어진,사람의 손에서 일원 한장 내지 않게 하고 세워진 최초의 교회가 아닐까 한다.
김충일
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저작권자 ⓒ 조이시애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www.joyseattle.com/news/28578
Powered by Newsbuild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