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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사라 진 씨가 저서 'The Starving Artist Cookbook'을 보여주고 있다. |
한국에서 태어나자마자 바로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뉴욕 버팔로에서 자랐고 워싱턴대학(UW)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 현재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사라 진(32) 씨가 독특한 요리책을 영어로 발간해 화제다.
진씨는 지난달 '배고픈 아티스트의 요리책(The Starving Artist Cookbook)'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요리책을 사진 대신 자신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를 넣어 발행했다. 진씨는 이 책에서 한국의 대표음식인 불고기도 소개했다.
진씨는 대학에 다니던 21살때 꿈에 그리던 생모를 만났다. 한국 여수에 사는 생부모가 수소문한 끝에 입양시킨 딸의 소재를 알아내 찾아온 것이다. 병원에서 낳자마자 입양기관에 넘겨져 이태리계 미국인 가정에서 자란 진씨는 생모로부터 오빠가 셋 있는데 한명이 교통사고로 숨지자 입양시킨 자신을 찾아나서기로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10년전 남편과 함께 여수의 생부모를 방문해 친척들과도 인사를 나눴지만 통역을 대동해서 겨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진씨는 LA애 사는 비슷한 또래의 사촌들과는 영어로 대화가 가능해 말이 잘 통했다. 지난해 말까지 LA에 살았던 그녀는 그곳의 사촌들과는 종종 만나 즐거운 시간도 보내기도 했다.
디트로이트에서 창작대학을 다니던 진씨가 UW으로 편입한 것은 캠퍼스에서 만나 결혼한 남편 피터 진(33)이 먼저 졸업해 워싱턴주 에버렛에 직장을 얻어 시애틀로 이사를 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UW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도 동기가 됐다.
진씨는 UW 졸업 후 시애틀 파시니 푸벨 갤러리에서 전시회도 가졌고 갭 그랜트를 받는 등 재능을 인정받았다. 또한 시애틀센터 전시실, 실비 화이트 갤러리, 아트 바젤(마이애미 비치) 등 여러 갤러리에서 작품전시회도 열었고 요즘은 주로 양키매거진 등 언론매체의 음식 일러스트를 담당하고 간간이 그래픽디자인도 하고 있다.
평소에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는 진씨가 요리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은 5년 전으로 좋아하는 수프나 파스타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요리를 배우고 직접 만들었다. 특히 과자만들기를 좋아한다는 그녀는 오트밀쿠키를 가장 즐겨 만든다.
학교에서 정식으로 요리를 배우지는 않았지만 이 분야에 소질이 있는 편이어서 직접 만들어본 요리들을 책에 소개했다는 진씨는 "만들어보고 싶은 요리가 있어 시어머니로부터 배운 경우도 있고 주변에서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나만의 스타일로 만든 요리도 있다"고 말했다.
요리책의 그림은 모두 진씨가 수채화로 직접 그렸다. 하지만 요리책 준비를 하느라 다른 그림이나 디자인 작업은 전면 중단해야 했다. 오래전부터 준비는 했지만 레서피를 쓰고 요리를 보여주는 그림을 그리는 등 본격적인 작업에 수개월이 걸렸다.
'굶주린 아티스트의 요리책'에서 소개한 요리는 아침식사, 샐러드, 샌드위치, 수프, 간단한 음식, 저녁식사, 후식, 음료 등 모두 97가지로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로부터 배운 요리가 많이 포함됐다. 여행을 하면서 먹어본 음식을 돌아와서 나름대로 만들어본 경우도 있다는 것.
진씨는 한식 가운데 특히 잡채를 좋아하고 차돌배기도 구워먹으면 너무 맛이 있다며 이 책에서는 '불고기(Korean Bulgogi)' 레서피를 소개하며 적당한 고기를 구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주석을 달았다.
진씨의 남편은 폴랜드 이민자의 후손으로 산업디자인을 전공, 디자인 전문업체에서 BMW 등 자동차나 제품 디자인 작업을 했고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 레드몬드 본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시애틀 이스트 레이크의 수상가옥에서 살며 주말에는 카약타기를 즐기고 있다.
더 컨추리맨 프레스에서 발행한 '굶주린 아티스트의 요리책'은 총 256쪽으로 아마존과 함께 시애틀 다운타운의 엘리엇베이 북스토어, UW 북스토어 등 시애틀지역 주요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정가 29.95달러(하드커버).
진씨는 이미 엘리엇베이 북스토어, UW책방 등에서 작가 사인회를 가졌고 오는 7월 1일 저녁 7시에 시애틀 엘리엇베이 북 컴퍼니에서 작가 사인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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