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스크린도어를 점검하던 수리용역업체 직원 김모씨(19)는 갑자기 들이닥친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이와 관련해 '안전의 외주화'에 따른 참사란 비판도 나왔다." (서울 news 1 기사인용)
구의역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과 애도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현장을 찾아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유족들은 경찰, 검찰 조사가 정확히 나올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한다. 고인은 올 2월에 공고를 졸업했고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한 것밖에 없는데 우리 죽은 자식한테 뭐를 어겼다, 뭐를 어겼다 (하면서) 또 다시 명예를 훼손하는 게 아니냐. 억울하게 죽은 아들의 명예가 회복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다시 우리 아들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계속 울먹이면서 했다고 한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발췌)
승객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스크린 도어가 수리직원의 목숨을 빼앗은 것이 원통한 일이어서 황망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 그것도 4년 사이 3건의 같은 사고가 있었다.
서울통신을 처음 시작했을 때 서울의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쓰여진 서정시를 소개했었다. 필자는 스크린도어 위의 시인들의 시(詩)를 비춰 짧은 순간이나마 거울처럼 시 안으로 들어가곤 했다. 또한 필자는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에서 같은 또래의 공장근로자들의 재해의 기억 때문에 세월이 지나도 현장근로자들의 산업재해는 늘 같은 공간에서 일어난 직장동료의 일처럼 느껴진다.
서울 지하철은 깨끗하고 현대적이다. 하지만 개찰구를 통과하여 출구로 나올 때까지 오차없이 자기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옷자락이 끼일지도 모르는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망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복잡한 역은 복잡한 대로 한산한 역은 한산한 역대로 전동차에서 내려 방향도 물어보고 인근 길도 물어보고 이런저런 안내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역에는 휑하니 물어볼 사람이 없다. 구직자는 많지만 필요한 곳에 사람은 없고 기계는 날마다 태어난다. 전화번호는 많지만 사람이 받는 전화번호는 점점 줄어간다. 일방통행이다. 행복과 소통을 위해 기계와 기계 사이 사람을 보호하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왜 19세 고졸의 사회초년생 근로자가 혼자 스크린을 고치다 죽었는지 어떻게 재발방지를 실천하는지 살면서 죽을 때까지 생각하고 지켜봐야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기사/사진=신순영 조이시애틀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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