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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05/28  조이시애틀뉴스
[조이문학] 흠집 ...송명희

모르는 척하고 싶었다


회백색 솜털이 창가에 수북이 몸을 눕히면
보드라운 솜이불이 켜켜 쌓인다
눈을 감으면 따스하게 나를 덮는다
손을 살짝 대어 본다
벗겨진 속살이 얇게 상처를 드러낸다
눌러본다.  아얏, 소리를 지른다


가구 위의 오래된 먼지들은
나와 가족의 묵인된 때 였다


언젠가는 총채로 다 털어내야지 
수십 년째 입가에 맴도는 헛말뿐
절대로  먼저 손을 뻗지 않는다
반들반들 티끌 하나 없는 맨살
어쩌면 마지막 욕심일지도 모른다
집안 한켠에  숨죽여 바스락거리는
나도 이 땅 위의 죄인인데
누굴 털어낼까

 

 

송명희
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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