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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가 이메일을 개인서버만으로 사용하면서 국무장관직을 수행했었다는 것에 대하여 ‘어쩌다 그런 이례적인 경우가?’ 하면서 우려를 표명했지만, 나는 그래도 세계최강국에 여성대통령이 뽑히기를 바랬다.
그러나 힐러리의 이메일 논란을 일축하고 미국의 진짜 문제점들을 논하자며 돌연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킨 샌더스는 모두가 금기시 하던, 아니 힌국에서 특히 공격을 자제하는 대상인 상위 0.1% 의 재산가에 대한 부에 탐닉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언론은 중요한 것만 빼놓고 다 말한다’
‘경찰은 빈자에게 더 엄격하다’
‘국공립대학 등록금을 무료로 하고 전국민의 건강보험을 도입하며 그 재원은 월 스트리트에 도움을 청할 것이다’
‘남녀평등 임금지급, 최저시급 15달러 이상’
‘90%의 중산층 서민과 함께 정치혁명을 이루어 나가자!’
이상 열거한 그가 주장하고 있는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리얼이슈라는 것들이 현재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과 너무 유사하다는 것이 놀랍다. 한국에 많은 방송이 있지만 주말 도심의 교통정체의 원인이 되는 시위는 왜? 누가 어떤 이슈로 한다는 것인지 알려주는 곳은 없다.
중산층의 붕괴와 부의 양극화가 문제여도 현상만 나열할 뿐 누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알기가 힘들다. 골목까지 조여오는 대기업 상권과 일정액수에 도달해야 혜택을 받는 카드사의 신상품 전략을 밀어내지 못하고 카드 결제를 늘려갈 때 이런 것들이 무슨 의미인지 그 문제점과 대책을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저 멀리 버몬트에서 온 자칭 민주적 사회주의자 샌더스 후보가 자신은 1960년대부터 일관성있게 사회적 약자 편에서 부의 분배를 주장해왔다면서 메마른 서민층 사람들의 마음을 단비처럼 축여주면서 빠르게 지지자를 집결시키고 있다.
춤추며 토크쇼에 등장하고 75세의 나이에도 싱그러운 미소를 지닌 버니 샌더스는 어떤 방송국 엥커와도 능숙하게 대화를 주도해나가는데 순발력이나 기억력이 70대라는 그의 나이를 잊게 한다. 그는 이제 20대, 30대 젊은 층 뿐만 아니라 중년과 노년들에게도 100세 시대에 롤 모델을 제시하는 희망이 아닐 수가 없다.
그러는 한편 뉴욕 지하철을 아직도 토큰으로 지불하는 줄 알고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대응에 대하여 한 점의 의심도 제기하지 않고 대체 에너지를 주장하는 그의 정견에는 다소 겉핥기 식 판에 박힌 또 하나의 정치인 유형이 아닌가 하는 기우도 품게 한다.
지구 온난화나 지구촌 공해에 대한 문제는 지나친 개발과 현대문명의 산물이기에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아직 문명의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한 대륙을 생각해 보면 지나친 개발제한은 오히려 그 지역 사람들이 기술적으로 종속이 된다든가 개인의 자기발전이나 인간성의 향상마저 억제하는 빌미로 작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개발에 대하여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해야 하느냐는 꽤나 까다로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발주자들이 문명의 이기란 장점은 다 누려놓고 그 맛을 동경하는 후발주자들에게는 '너희는 기후가 나빠지니까 하지마 우리 물건 사고 우리 로열티 지불해' 라고 하는 식이 되기 때문이다.
힐러리 전 국무부장관은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뽑아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능력과 정책을 보고 뽑아달라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힐러리가 여성이기 때문에 뽑혔으면 좋겠다.
비록 힐러리가 남편을 내조하다가 대통령까지 도전하게 된 후천적 정치인이긴 하지만 이만큼 유능하고 실력을 갖춘 여성이 세계최강국의 선출직 최고 통수권자가 되는 일은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가는 인류의 역사에 있어 사회적 평등을 실현해 나갈 주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힐러리가 되든 샌더스가 되든 그 결과는 그들의 능력이나 철학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출발한 지점으로부터 시기와 상황의 문제로 맞게 된 사안의 도입 부분의 차이라고 본다.
힐러리가 당선되면 샌더스가 주장한 미국의 진짜 이슈들을 받아들여 실천해나갈 여지가 있지만 샌더스가 당선되면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한정 지어진 성별적, 인종적 차이를 극복해나가는 도전과 성취라는 장점을 살려낼 수 있을까?
이상주의자의 이상은 소중하지만 이상주의자들이 당선된 후 현실정치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국정수행능력에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퇴임한 대통령들도 꽤 열거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경험자만 계속한다는 것도 맞지 않고 결국 바뀌어야 되고 새로운 사람이 실수가 있어도 또 앞으로 가는 수 밖에는 없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결국 국민이 결정한다. 그래서 뭐니뭐니 해도 민주주의 의 꽃인 선거가 있어 다행이다.
기사/사진: 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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