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탈북한 박연미(23)씨는 한국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재학 중 컬럼비아대학 편입에 성공했다. 그녀의 영문 회고록 ‘살기 위하여: 자유를 향한 북한 여성의 여정 (In Order to Live: A North Korean Girl’s Journey to Freedom)’는 뉴욕타임스가 ‘2015년 여성 관련 도서 15권’ 가운데 하나로 선정했다. NYT는 박씨가 회고록을 통해 북한에서 한 가족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정착한 박씨는 대학생인 동시에 북한인권 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인권감시기구 ‘유엔 워치’ 등 20여 개 국제 인권단체가 공동 주최한 제7차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에서 연설했고 2014년에는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열린 ‘2014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서도 연설했다. 박씨는 지난 1월 16일 워싱턴대학(UW) 한국학 도서관이 UW 북한인권동아리 '싱크'와 공동개최한 북소리 행사에서 강연을 한 후 조이시애틀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우선 오늘 북한인권에 관한 강연을 성황리에 끝내 소감은.
정말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 내가 한국어로 강연할 날이 올 줄 몰랐다. 오늘 이렇게 많은 한국분이 오셔서 놀랐고 대학생들도 많이 와서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북한 인권문제는 국경을 초월해서 전세계인이 같이 힘을 모아 해야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애틀 방문은 처음인지.
작년에 이어 두번째 시애틀을 방문하지만 시간은 많지 않았다. 이번에는 강연 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찾아 맛있는 음식도 먹었고 사람들이 친근하다고 느낌을 받았다.
명문 콜럼비아대학에 편입했는데 전공은.
봄학기가 시작되는 다음주 수요일(1월 20일)에 첫 수업을 받는다. 유학생 신분으로 학교에서 수업료의 일부를 지원해주지만 장학금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콜럼비아대에 편입해서 이번에 2학년 2학기를 공부하게 된다. 전공분야는 아직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앞으로 국제관계와 경제학을 복수전공할 계획이다.
대학 졸업 후 계획은.
가능하면 박사과정까지 공부하고 싶다. 아직 북한에서 오신 분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알려져도 증언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나는 (북한문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미국 정책을 공부해 한국이나 미국 정부의 정책입안에 참여하는 조언자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 정부 정책에 북한 탈북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하고 싶다.
남북통일에 대한 기대감은.
통일은 반드시 와야 한다. 나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죽기 전에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씀 하셨다. 또 "죽게되면 무덤에 와서 통일이 됐다고 얘기해 달라"고 부탁하셨다. 할머니는 전주 출신이셔서 고향을 그리워 하셨다. 그래서 꼭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
가족과는 함께 있는지.
어머니는 현재 한국에 계시다. 언니는 7년 동안 잃어버렸다가 몇년전에 찾았다. 한국으로 온 언니를 국정원에서 연결해줘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언니가 먼저 16살에 중국으로 떠났지만 7년간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정말 기적적으로 다시 만났다. 언니는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점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다만 세상에 이런 천국같은 곳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다. 천국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북한에서 강성대국으로 가자는 말을 자주 하는데 유토피아를 말한다. 굶어죽는 사람이 없이 모두가 행복한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다. 한국이나 미국에 오면서 천국이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미국, 유럽 등 전세계를 상대로 북한문제에 조언을 해주는 북한전문가로 활동하는 것이다. 북한문제를 한 나라의 문제로만 보는 것이 답답하다. 이는 인권문제로 전세계를 다니면 북한을 정확하게 알리는 활동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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