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다이나믹한 도시다. 누군가 그랬다. 전에 1990년 초에 미국에 살 때 리터러시 발런티어스에서 영어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유대인이었던 튜터가 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더니 한국에 대한 자료를 조사해왔다.
속으로 ‘한국이 얼마나 빨리 변하는데 외국인이 한국에 대해 무슨 조사를 했다는 거야?’ 하고 들어나 보자, 하니 그 정보가 꽤 정확한 게 아닌가! 그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는 한국인 인구 20명 중에 한 명이 와있다고 했다. 그렇게 계산해보니 그냥 숫자로 암기하는 것보다 기억하기도 쉽고 무엇보다 내 주변을 반경으로 미국에 있는 사람을 세어보면 정말 20명 중에 친지 한 명은 미국에 살고 있는 게 맞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그는 이런저런 한국에 대한 정보를 열거하더니 마지막으로 ‘한국은 뭐든 지 빨리 변하기 때문에 이상의 정보들은 항상 다시 적용하기 전 날짜를 확인 해봐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나는 그가 어디 집에 있는 백과사전이나 베껴오는 줄 알았다가 완전 고급화된 정보를 전해주는 통에 그 출처가 궁금한 지경이 되었다.
지난 8월 20일 22일 한미합동 군사훈련과 대북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북한은 ‘20일 5시부터 48시간 시한으로 타격을 하겠다’ 며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 시켰다. TV에서는 하루종일 빨간 바탕 위의 자막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뉴스가 중계되고 그 긴박한 화면을 보면서 나와 내 가족과 내 생활권의 모든 사람들은 묵묵히 생업과 일상생활을 계속하였다.
이때 누구는 2일 전에 제대를 했고 누구는 지금 군대에서 초 긴장상태에 있을 것이고, 강원도에 사는 어떤 분은 평소와 다른 주변 분위기를 알면서도 묵묵히 평소와 같이 생활한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렇게 할거’ 라고 말을 전해준다. 2일 후에 무력공격이 있다는 데 일반인은 어떻게 할 것이 없다.
나 또한 여름휴가를 특별히 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토요일은 사치스럽지만 오랜 만에 북촌에서 작은 갤러리들을 탐방하려는 계획을 했었는데 그 5시와 겹치는데 조심스런 마음으로 집에 가족과 함께 있으면서 모임을 취소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가만히 택시 운전기사 분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TV에 나오는 뉴스를 들어봐도 그렇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동요하지 않고 자기자리가 최전선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군대 간 우리가족과 한국전체를 위해 꿋꿋하게 일상을 유지하는 길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북촌을 오가는 동안 5시가 되었다. 우리 일행은 모두 5시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 그 시간에 우리는 별 일없이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함께 소소한 계획을 실천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숨지 않고 누구를 탓하지 않고 그 사이에 밤새고 협상을 해서 우리는 대화로 이 국면을 이겨내고 건넜다고 생각한다.
내가 있는 곳이 우리이고, 처음이고 끝이기 때문에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듯이 모든 걸 한 것 같다. 해외에서 보면 한국은 일촉즉발로 위태롭게 보일 것이다. 한국을 이해하기 위한 정보는 늘 업데이트해야 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늘 같다. 그것은 평화와 안전이며 모두 손잡고 이어져 있는 글로벌 인류는 전 후방이 없는 한 몸의 유기체라는 것이다.
기사/사진=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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