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늘 지나는 산책길 기슭에 금연 표지를 본다.
대로변(大路邊)에서 금연은 물론, 큰 건물이나 뒷 골목 공원 벤치에서도 이제 담배를 편하게 필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든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오래 전 경기지역에 있는 회사에 다닐 때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새벽같이 광화문에 서는 셔틀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아니 요즘도 수도권 가까운 지역의 직장에 가기 위하여 어둠이 채 가시기 전 큰 통근버스가 이른 새벽 서울에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기에 셔틀버스를 타러 큰 길의 정류소에 가려면 길에는 사람도 차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어쨌든 그 셔틀버스를 타야 차 안에서 자든 쉬든 회사에 정시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그 버스를 타는 직원들은 그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였다. 또 미리 와서 마음 편하게 그 버스가 오는 것을 기다리는 직원들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버스를 기다리던 한 남자직원 앞에 길가던 낯선 사람이 뭐라고 뭐라고 말을 걸더니 그 남자직원이 나중에 하는 말이 자기가 길에서 담배를 피웠는데 그게 양담배였단다. 그래서 길가던, 아마 그런 일을 잘 아는 사람이어서 연기 만 보고도 그게 양담배라는 걸 알아서 자기가 적발을 당했다는 것이다.
나는 같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일행 격이었지만 그가 담배를 피우는 것도 의식하지 못했고 그게 양담배라는 것은 더욱 상상하지 못했다. 그만큼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무신경했고 외국산 담배를 피우는 것은 그 당시 큰 적발사항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실내금연은 물론 외국산 담배를 핀다고 누가 뭐라 지도 않는다. 지금 찾아보니 국내에서 외국산 담배의 판매가 허용된 것이 1986년 9월, 세어보면 옛날인데 기억은 가깝기도 하다.
규칙이란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새로 만들어 지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이 모여 사는 동안 변하지 않는 규칙이 있다면 무엇일까. 법륜스님 말로는 ‘나만 좋아서는 안되고,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을 해치거나,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성추행을 하거나, 거짓말이나 험한 말을 하거나, 술을 과하게 마셔 정신을 잃고 하지 않는 한, 자식이라도 스무살 넘은 사람은 뭘 하든 참견하지 말고 스스로 길을 찾고 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나의 삶과 행동이 그 범주에 드는 가. 그리고 그 넓은 범위에서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법륜스님이 제시하는 사고의 반경 속에서 나는 변하지 않는 잣대를 잘 잡고 있기 위해 고조선의 팔조금법을 검색해 보았다.
기사/사진=신순영 조이시애틀뉴스 서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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