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때 헤어진 남매가 뉴욕총영사관과 한국 경찰청의 도움으로 소식이 끊긴지 45년만에 감격의 재회를 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일본국적의 한국인 미주에 후지모토 여사(81, 미영주권자, 일본국적)가 한국에 살고 있는 남동생 이태기씨(74)를 45년만에 찾은 것.
이들 남매의 가족사는 나라를 잃었던 한국 근대사, 그 격변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다.
미주에 후지모토 여사는 일제시대 때인 1933년 일본에 유학중이던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일본에서 태어났다. 당시 후지모토의 형제자매들(2남 3녀)은 태평양 전쟁으로 인하여 서로 헤어지게 되었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두 아들은 아버지의 나라 한국으로 보내어지고, 세 딸등은 일본에 남아 시골지역에서 살았다.
일본에서 자라 일본인 남편과 결혼한 미주에 후지모토 여사와, 어린 시절 한국에 보내어져 살아 오던 남동생 이태기씨 간에는 해방 후에도 한참동안 서신 왕래가 있었으나. 1969년을 끝으로 연락이 두절되었다.
특히 미주에씨 가족이 1980년대 초반 미국으로 이민오면서 바쁜 이민생활을 살다 보니 헤어진 한국의 남동생을 찾는 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어려웠다.
2014년 들어 건강이 악화된 미주에 후지모토 여사는 뉴욕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외동딸(유끼 후지모토)에게, 한국에 있는 남동생들과 조카들을 보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어머니의 간절한 소망을 들은 유끼 후지모토 씨는 수소문 끝에 올 7월 초순 주뉴욕총영사관에 “한국에 있는 외삼촌을 찾을 수 있겠느냐”는 민원을 신청했다.
민원을 접수한 뉴욕총영사관 박기남 영사는 관련 내용을 한국의 경찰청에 보고하고, 경찰청 장기실종자 추적팀장인 이건수 경위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약 3개월간의 추적 끝에 경기도 광주시에 거주하는 미주에 후지모토씨의 남동생 이태기씨와 조카인 이수민 씨의 소재를 확인하여, 10월13일 후지모토씨 모녀에게 통보했다.
두 가족은 뉴욕총영사관의 주선으로 14일, 3자 통역방식으로 통화를 하고, 전화로나마 45년만에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평생의 한을 푼 후지모토씨 모녀는 10월 마지막주(날짜 미정)에 뉴욕총영사관을 방문, 감사의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나 동생과 헤어지고, 일본국민으로 살다 미국 영주권자가 된 누이의 ‘죽기 전에 한국에 있는 동생을 만나고 싶다’는 한을 풀어준 뉴욕총영사관은 남매의 재회소식에 기쁨의 박수를 보냈다.
뉴욕총영사관은 “앞으로도 제기되는 민원에 대해 하나하나 세심히 살피고, 민원인의 시각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기사=뉴욕일보 (조이시애틀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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