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노년기에 가장 흔한 정신적 문제 중 하나이다. 노년기에는 외롭고 더 많은 상실을 경험하며 생물학적으로도 우울증에 취약하다.
따라서 우울증의 발병가능성이 높다. 우울증의 유병률은 전체 노인인구의 10~15%,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은 전체노인인구의 약 27%라고 한다. 또한노년기는 자살이 흔한 시기이다. 모든 자살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노년기 자살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노년기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요구된다.
특히 노년기에는 자신의 우울 등 심리상태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각종 신체 증상을 주로 호소하는 가면성 우울이 흔하고 노년기 우울을 어느 정도 당연한 현상으로 여기기 때문에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노년기 우울증은 각종 기능의 감소로 인하여 가정적, 사회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심근경색 등 각종 신체질환을 유발 또는 악화시키며, 연간 노인 사망률의 증가를 초래하고, 심각한 경우 노인자살의 원인이 되기때문에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노년기 우울증의 원인
노년기 우울증은 크게 심리-사회적, 생물학적 원인으로 나뉜다. 심리-사회적 원인은 사별 등 가까운 사람의 상실, 고립, 사회적 지지체계의 감소, 낮은 자존감, 경제적문제등이다.
현대사회에서 노인은 소외되기 쉽고 더 많은 상실을 경험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지지체계가 부족하다. 생물학적 원인으로는 유전적 원인, 신경전달 물질 및 내분비계의 변화, 각종 신체적 질환, 사용약물의 영향등이다.그 밖에도 노년기에 흔한 암, 중풍, 파킨슨씨병, 갑상선질환, 고관절골절, 심근경색,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신체질환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노인들이 각종 신체질환을 치료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약물들도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약물들은 항고혈압제, 진통제, 항암제, 스테로이드, 파킨슨씨병 치료제, 심혈관 치료제, 혈당강하제등이다.
노년기 우울증의 특징
노년기 우울증의 특징은 대개 신체적인 호소가 많고 멜랑코리아(Melancholia) 양상을 더 자주보이며 인지기능의 감퇴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노년기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멜랑코리아 (Melancholia) 양상은 무력감, 유쾌한 자극에 대한 반응의 상실, 아침에 악화되는 우울감, 새벽에잠을깨어다시잠들지못함, 현저한 정신운동성 지연 또는초조, 부적절하거나 과도한 죄책감 등이다. 그 외에도 노년기 우울증에서 건강염려가 많고 정신병적 증상들도동반될 수 있는데 환각은 비교적 적은 반면 망상이 흔하고 망상의 내용은 죄책감, 허무주의, 신체망상, 피해망상이흔하다.
노년기 우울증 진단의 필요성
노년기 우울증은 진단비율이 낮은 만큼 평가의 정확성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각종 우울증 척도를 사용하여 우울증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두번째, 임상적 문진도 매우 중요하다. 문진에서는 가족력, 과거 정신과 병력, 성격, 사회력, 자살 위험성, 신체 질병력, 우울증의 진행과정 등이 자세히 밝혀져야 한다. 세 번째, 신체적 검사도 중요한데 원인에서 언급한대로 각종 노년기 신체질환이 직·간접적으로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네 번째, 치매가 동반된 우울증의 경우 인지기능의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다섯 번째, 환자의 불안에 대한 평가도 매우 중요하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은 증상으로서의 불안을 같이 호소할 뿐 만 아니라 범불안장애, 공황장애와 같은 각종 불안장애를 같이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건강염려증적 요인에 대하여 확인해야 한다. 노년기 우울증환자들은 자신의 신체적 건강에 대한 부정적사고로 인하여 건강염려증 또는 심한경우 신체적 망상을가지고 있다.
노년기 우울증은 일반 인구에서는 비교적 흔하지만 임상에서는 진단이 덜되고 실제치료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급증하는 노년기 자살률을 고려할때 노년기 우울증이 의심되는 경우 보다 자세한 병력 청취와 평가를 통하여 조기 진단 및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노년기에 반복적으로 각종 신체증상을 호소하지만 검사상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도 가면성 우울과 같은 우울증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에는 최근 항우울효과는 물론 내약성, 안전성, 약물상호작용면에서 우수한 항우울제들이 개발되어 임상에서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다. 물론 인지치료와 같은 정신치료가 병합되는 경우 치료효과가 극대화 될 수있다. 필요 시 가족치료도 병행된다. 가족치료에서는 환자 및 가족의 부담을 줄여주고 환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출처: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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